단호박 해물죽
단호박 일부가 죽에 풀려 따로 전분을 쓰지 않아도 걸쭉하고 은은하게 답니다. 새우와 오징어가 씹혀서, 간식처럼 먹는 단호박죽보다는 한 끼 식사에 가깝습니다.
단호박 일부가 죽에 풀려 따로 전분을 쓰지 않아도 걸쭉하고 은은하게 답니다. 새우와 오징어가 씹혀서, 간식처럼 먹는 단호박죽보다는 한 끼 식사에 가깝습니다.
들깨를 물과 곱게 갈아 체에 거른 들깨물이 들어가 껍질이 씹히지 않고 매끈한 죽이 됩니다.
두꺼운 돌솥이 열을 고르게 품어 밥알이 윤기 있게 익고, 바닥에는 고소한 누룽지가 생깁니다. 밥을 다 먹은 뒤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봄에 잠깐 나오는 두릅을 끓는 소금물에 30초만 데쳐 쌀 위에 올리고, 뚜껑을 덮어 밥을 짓습니다. 그보다 오래 데치면 쌉싸름한 나무 향이 옅어지고 초록빛도 탁해집니다. 밥물로는 다시마 육수를 씁니다.
민물생선은 형체 없이 살만 국물에 풀려 있고, 그 얼큰한 고추장 된장 국물에 쌀과 소면이 함께 걸쭉하게 들어 있습니다. 들깨가루와 깻잎 향이 진해서 민물생선 특유의 흙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러 번 걸러도 잔가시가 남을 수 있으니 천천히 먹습니다.
가지와 돼지고기는 밥과 따로 볶아 기름째 쌀 위에 얹어 짓고, 그동안 가지가 고기 기름과 파 향을 머금은 채 밥과 함께 익습니다. 가지는 1.5cm로 도톰하게 썰고 숨이 죽기 전에 볶기를 멈춰야 밥을 지은 뒤에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간장은 팬 가장자리에 둘러 불맛을 냅니다.
생강과 간장으로 10분 밑간한 갈치 토막을 쌀 위 맨 꼭대기에 올려 짓습니다. 뜸이 든 갈치 살은 주걱만 닿아도 부서지니, 쪽파를 뿌린 뒤 살살 뒤적여 담습니다.
명란은 불 위에 올리지 않습니다. 밥이 다 되면 불을 끄고 뚜껑을 잠깐 열어 명란과 버터를 얹고, 8분 뜸 들이는 동안 남은 열로만 데웁니다. 그래야 알이 수축하지 않고 톡톡 터집니다. 감태와 쪽파는 뜸이 끝난 뒤에 부숴 올립니다.
강원도 산간에서 먹어 온 곤드레나물을 쌀 위에 올려 짓기 때문에 밥 자체는 담백하고 구수한 풀 향이 은은하게 돕니다. 간장, 대파,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에 비벼야 짭짤한 맛과 나물 향이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생곤드레는 봄에 향이 가장 진하고, 말린 곤드레를 충분히 불려 쓰면 철에 관계없이 비슷한 맛을 냅니다.
삶은 검은콩을 삶은 물과 함께 곱게 갈아 쌀죽에 섞으면 진한 자줏빛이 돌고 고소한 콩 향이 죽 전체를 감쌉니다. 콩과 쌀을 각각 4시간 이상 불려야 하니 미리 물에 담가 둡니다.
어떤 고구마를 쓰느냐에 따라 밥이 달라집니다. 밤고구마는 포슬하고 담백하게, 호박고구마는 촉촉하고 더 달게 익습니다. 고구마는 2cm 크기로 썰어 쌀 위에 한 겹으로 펼쳐 올리고, 소금은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뚜껑을 열면 곤드레 위에 고등어 살이 얹혀 있고, 뜸 드는 동안 고등어 기름과 곤드레의 구수한 풀 향이 밥에 함께 뱁니다. 바닥 누룽지는 물을 부어 숭늉으로 먹습니다.
지바현 다테야마의 가을 축제 야와탄마치에서 미코시를 메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던 주먹밥이라, 한 손에 쥐기 좋게 큼직하게 빚습니다. 속은 가다랑어포와 함께 달고 짭짤하게 조린 돼지 삼겹살과 유부입니다. 조림 국물까지 밥에 섞으므로 국물은 자작하게 줄여 둡니다. 한 번에 스무 개가 나오는 양입니다.
굴은 밥이 물을 거의 다 먹은 뒤에 올려, 5분 뜸 들이는 동안의 열로만 익습니다. 처음부터 넣으면 오그라들고 단맛이 빠집니다. 밥에는 간을 하지 않고, 간장과 고춧가루, 대파,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각자 넣어 비빕니다.
쌀알이 충분히 퍼지고 무가 부드러워진 뒤에야 굴을 넣기 때문에, 굴은 짧게만 익어 부드러운 살과 바다 향이 그대로 남습니다. 그 전까지 30분 넘게 끓이는 동안 참기름에 볶은 쌀과 무가 냄비 바닥에 잘 붙으니 바닥을 긁듯 자주 저어야 합니다.
닭을 삶은 물이 그대로 밥물이 되어, 냄비 하나에서 고기와 밥이 함께 나옵니다. 물을 펄펄 끓이면 살결이 갈라지고 퍽퍽해지므로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만 오르는 약불을 지킵니다.
볶은 검은깨를 곱게 갈아 넣은 죽은 전체가 짙은 회색빛을 띠고 고소한 깨 향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깨를 갈 때 입자가 남으면 죽이 까슬해지니 매끈해질 때까지 충분히 갑니다. 간은 소금 0.5작은술에 설탕 1작은술을 더해, 깨의 고소함 뒤로 살짝 단맛이 돕니다.
홍합을 물에 삶아 살은 건져 두고, 그 국물을 걸러 밥물로 붓습니다. 밥알 자체에 홍합 맛이 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다 지은 밥 위에는 홍합살과 미나리를 얹습니다.
홍합 삶은 국물을 고운 체나 면포에 걸러 모래와 껍질 조각을 빼고 그대로 죽의 밑국물로 쓰니, 따로 육수를 내지 않아도 바다 향이 죽 전체에 뱁니다. 삶기 전에는 껍질이 깨졌거나 두드려도 닫히지 않는 홍합을, 삶은 뒤에는 열리지 않는 홍합을 골라 버립니다.
밥을 지어 채우는 유부초밥과 달리, 생쌀과 우엉, 당근, 표고를 유부 안에 넣고 양념 국물에 그대로 익혀 쌀이 유부 속에서 밥이 됩니다. 표면에 고르게 낸 작은 구멍들이 국물의 통로이고, 위쪽에 여유가 없으면 쌀이 부풀며 입구가 터집니다.
닭고기와 안두이 소시지를 지져 생긴 냄비 바닥의 갈색층이 쌀에 그대로 스며들어 밥 전체의 맛을 냅니다. 루이지애나식 냄비밥이라 볶음밥처럼 센 불에 뒤적이지 않고, 토마토와 케이준 시즈닝, 육수를 넣고 뚜껑을 덮어 약불에서 쌀이 국물을 빨아들이게 합니다.
녹두를 쌀과 함께 30분 불려 맹물 대신 다시마 육수에 끓이면 둘이 같이 퍼지면서, 쌀만 쓰는 전복죽보다 훨씬 걸쭉하고 크리미해집니다.
얇게 썬 전복 살은 밥물이 거의 잦아든 뒤에 올리고, 뚜껑을 덮은 채 불을 끄고 5분 뜸 들이는 열로만 익혀 부드럽게 씹힙니다. 다 지은 밥은 간장에 쪽파, 다진 마늘, 통깨를 섞은 양념장에 비빕니다.
흰살 병어 한 마리가 약불에서 25분 끓는 동안 살이 저절로 풀어져 쌀 사이로 퍼지고, 기름기 적은 생선의 은은한 단맛이 죽에 뱁니다. 간은 소금과 마지막 참기름 1작은술뿐이라 병어의 신선도가 맛을 거의 다 결정합니다. 쌀이 아직 단단한데 죽만 되직해지면 불을 더 낮추고 바닥을 자주 저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