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동
얇게 썬 소고기와 양파를 간장, 미림, 설탕, 생강 국물에 살짝 조려 국물째 밥에 얹으면, 달큰한 국물 끝에 생강이 알싸하게 남습니다.
일본 요리 509개. 8/22페이지에서 재료와 조리 시간을 비교합니다. 규동, 우라카미 소보로 (돼지고기 우엉 볶음), 이모베라아즈키 (말린 고구마 팥조림).
얇게 썬 소고기와 양파를 간장, 미림, 설탕, 생강 국물에 살짝 조려 국물째 밥에 얹으면, 달큰한 국물 끝에 생강이 알싸하게 남습니다.
이름은 소보로지만 다진 고기를 쓰지 않고, 삼겹살과 어묵, 곤약, 당근을 5cm 길이의 굵은 채로 맞춰 볶습니다. 우엉은 얇게 깎고 숙주는 마지막에 넣어 90초만 익혀서, 씹는 느낌이 재료마다 다릅니다. 양념은 연간장과 설탕, 청주에 걸러 낸 표고버섯 불린 물을 더해 짧게 조리고, 팬 바닥에 국물이 조금 남은 촉촉한 상태로 담습니다.
고치현 이노초에서는 말린 고구마를 헤라라고 부르고, 통고구마를 오래 삶아 말리다가 둥글게 썰어 다시 말린 것을 유데베라라고 합니다. 이 유데베라를 불려 삶아 팥과 함께 설탕에 조리면, 되살아난 고구마의 쫀득함과 팥의 포슬한 결이 한 숟가락에 함께 담깁니다. 밀가루 반죽이나 경단을 넣는 팥죽과 달리 숟가락으로 떠먹을 만큼만 촉촉하게 마무리합니다.
간장, 미림, 설탕, 사케를 졸인 타레를 여러 번 얇게 덧바르면 닭다리살 겉에 달고 짭짤한 윤기와 그을린 자국이 생깁니다. 사이에 끼운 대파는 구워지면서 매운맛이 빠지고 단맛이 올라와 타레의 짠맛을 누그러뜨립니다. 타레 없이 소금만 뿌리는 시오 방식으로 구우면 닭 육즙 맛이 더 또렷합니다.
삶은 대두를 매끈하게 간 고를 된장국에 풀면, 데우는 동안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오고 국물 전체에 고소한 콩 맛이 배어듭니다. 후쿠이현에서는 신란의 기일 무렵 열리는 정토진종 행사 호온코에서 대접하던 사찰 음식으로, 혼코상 음식이라고도 부릅니다.
잘게 썬 야마가타 세이사이 갓채소에 무, 당근, 돼지감자를 더하고 차조기 씨와 노란 식용 국화꽃잎을 섞어, 밥 위에 얹으면 색과 식감이 한꺼번에 올라옵니다. 야마가타현에서도 무라야마, 모가미, 오키타마 지역의 밥상에 오릅니다. 밑절임에서 나온 초록빛 물은 버리고 채소를 여러 번 눌러 단단히 짜야 간장, 미림, 자라메 설탕으로 만든 절임물이 묽어지지 않습니다. 간이 세지 않은 간장 맛이라 밥, 주먹밥, 오차즈케나 볶음밥에 섞어 쓰기 좋습니다. 염도가 낮은 만큼 완성 뒤에도 냉장 보관하며 약 2주 안에 먹습니다.
얇은 대패삼겹살을 노릇하게 볶아 낸 돼지기름이 이 볶음우동의 바탕이 됩니다. 그 기름에 양파와 대파, 김치를 차례로 볶아 김치 국물이 거의 사라질 때까지 수분을 날리면 맛이 진해지고 면이 질척해지지 않습니다. 오래 익은 묵은지일수록 발효 산미가 깊어 완성된 면 맛도 달라집니다.
껍질째 구운 단호박은 겉에 캐러멜 향이 돌고 속은 밤처럼 포슬포슬해집니다. 가을 제철 단호박을 쓰면 이 단맛이 가장 진하게 납니다. 백된장에 쌀식초와 메이플시럽을 푼 드레싱은 짭짤함과 단맛, 신맛이 고르게 섞여 단호박의 단맛을 더 또렷하게 만듭니다. 백된장이 짜게 느껴지면 드레싱을 한 번에 붓지 말고 나누어 넣으며 맛을 봅니다. 바닥에 깐 루콜라의 쌉싸름함이 샐러드가 단 쪽으로 기울지 않게 붙잡습니다. 병아리콩과 호두가 씹는 맛과 포만감을 채워 채식 한 끼로도 충분합니다.
삼겹살은 두 번에 나누어 익힙니다. 처음에는 생강과 대파를 넣은 물에서 오래 삶아 지방층을 부드럽게 녹이고, 그다음 간장과 미림, 설탕 양념으로 옮겨 겉에 갈색 윤기가 돌 때까지 졸입니다. 이렇게 나누기 때문에 양념이 졸아들기 전에 고기 속이 먼저 부드러워집니다. 함께 넣은 삶은 달걀은 흰자가 갈색으로 물들며 간이 뱁니다.
시간 대부분은 양파를 버터에 8분 넘게, 가장자리가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 데 들어갑니다. 서두르면 양파는 물기만 빠지고 단맛이 나오지 않아 소스가 밋밋합니다. 고기는 색이 변할 정도로만 볶고, 토마토 페이스트와 우스터소스, 밀가루를 더해 만든 소스를 밥 한쪽에 끼얹습니다.
데친 무청을 잘게 다져 된장과 다진 참깨에 버무린, 밥에 한 숟갈씩 얹어 먹는 보슬보슬한 반찬입니다. 질긴 줄기도 잘게 다져서 부드럽게 넘어가고, 설탕과 미림이 들어가 된장 맛이 짜기보다 달큰합니다.
찹쌀과 멥쌀을 볶아 빻은 가루에 뜨거운 당액을 네댓 번 나눠 부어 치대면, 찌지도 삶지도 않았는데 말랑한 떡이 됩니다. 볶은 쌀의 구수한 향이 남고, 중심까지 완전히 식힌 뒤 감자전분을 묻힌 칼로 막대 모양으로 자릅니다.
염소고기를 세 시간 가까이 맑게 고아, 국물에 염소 특유의 강한 향이 그대로 남습니다. 냉장 설비가 드물던 시절 염소 한 마리를 잡으면 마을이 고기를 나누고 큰 냄비로 국을 끓여 함께 먹었으며, 축하 자리에도 오르는 음식이 됐습니다. 오키나와에서 후치바라 부르는 쑥이 마지막에 들어갑니다. 냄비 전체에 간을 세게 하지 않고 그릇마다 간 생강과 소금을 곁들여, 먹는 사람이 향과 짠맛을 스스로 맞춥니다.
밥, 쌀누룩, 소금을 섞은 절임 바닥을 냉장고에서 한 달 이상 먼저 익혀 두고, 채소는 거기에 하룻밤만 묻혀 꺼냅니다. 후쿠시마 니혼마쓰에서 농가가 넘치는 채소를 저장하고, 바쁜 모내기철에 바로 꺼내 먹는 반찬으로 쓰던 절임입니다. 바닥은 한 번 만들면 오이, 당근, 가지, 순무를 번갈아 절이며 계속 다시 씁니다. 그래서 오래 기다리는 시간은 처음 바닥을 만들 때 한 번뿐입니다.
달콤짭짤하게 조린 유부가 맑은 다시 국물 위에서 천천히 단맛을 풀어, 먹을수록 국물 맛이 조금씩 달큰해집니다. 그래서 국물 자체는 짜지 않게 맞춰 두어야 유부를 올린 뒤에도 간이 세지지 않습니다. 유부는 조림 국물이 조금 남아 촉촉할 때 불을 끄고, 하루 전에 미리 조려 두면 맛이 더 깊이 뱁니다. 쪽파와 시치미가 단맛 사이에 향과 매운 기운을 보탭니다.
곱게 으깬 두부에 간 참깨와 설탕을 섞은 하얀 무침옷이 당근과 곤약을 덮고, 맛은 짜기보다 은근히 답니다. 채소에 온기나 물기가 남으면 두부옷이 묽어지므로, 다시에 밑조림한 채소는 국물을 따르고 완전히 식힌 뒤 섞습니다.
연어와 양배추, 양파, 시메지버섯, 피망, 당근을 미소 양념, 버터와 함께 포일에 싸서 팬에서 찌듯 굽는 이 요리는 홋카이도 이시카리 지역에서 전해 내려왔습니다. 포일 안에 갇힌 증기로 채소가 숨이 죽고, 녹은 버터와 미소가 연어와 채소 즙에 섞여 바닥에 짭짤한 소스가 고입니다.
볶은 이리코(말린 멸치)와 참깨, 땅콩을 된장과 함께 곱게 찧어 그릴에 노릇하게 구운 다음, 차가운 가쓰오 육수에 된장국보다 진하게 풉니다. 이 국물에 손으로 뜯은 두부와 오이, 차조기, 묘가, 생강을 띄워 갓 지은 뜨거운 보리밥에 끼얹습니다. 미야자키에서 농가가 더운 날 보리밥에 생된장과 물을 얹어 먹던 데서 발전했다고 전합니다.
둥근 경단 밖으로 네모난 고구마 조각이 불거진 모습이 돌담 같아 이시가키, 곧 돌담 경단이라 불립니다. 화산재로 덮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 대지에서는 밀과 고구마를 널리 길렀고, 이 두 재료로 빚은 경단을 밭일 사이 새참으로 먹었습니다. 고구마 일부를 반죽에 섞지 않고 남겨 겉에 눌러 붙이면 돌이 박힌 모양이 또렷해집니다.
마지막에 갈아 넣은 생고구마가 국물에 은은한 단맛과 투박한 농도를 주고, 껍질째 깍둑 썬 고구마는 건더기로 형태를 지킵니다. 나가사키의 겨울 국으로, 이름은 잘게 다진다는 뜻의 포르투갈어 피카도와 이어져 있고, 서양과의 교류로 들어온 스튜가 지역 생선과 채소로 바뀐 데서 왔다고 전해집니다. 밀가루 물을 쓰지 않으며, 방어와 닭고기를 함께 넣어 생선과 고기의 맛이 한 냄비에 겹칩니다.
종이처럼 얇게 썬 쇼고인 순무가 다시마의 끈기를 머금은 단식초 속에서 겹겹이 포개지고, 천 장 절임이라는 교토식 이름도 이 수많은 조각에서 왔습니다. 소금에 하루, 단식초에 하루만 절이는 짧은 방식이라 순무가 생생하고 연하게 아삭합니다.
달게 조린 유부가 맑은 다시 국물 위에 얹혀, 씹으면 머금고 있던 단짠 조림 국물이 국물 속으로 번져 나옵니다. 다시마와 가다랑어포로 직접 우린 다시가 바탕이라 국물 색은 옅어도 맛은 비지 않습니다. 유부는 조림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졸여 단맛을 속에 가두고, 뜨거운 국물에 잠시 잠겨 부드럽게 풀렸을 때 가장 맛이 좋습니다. 오사카에서는 하루를 여는 아침 한 그릇으로도 먹는 일상 음식입니다.
얇게 저민 오이와 미역이 달콤한 식초 양념에 젖어 새콤하고 시원하게 넘어갑니다. 우리 오이무침과 달리 고춧가루나 마늘을 쓰지 않아 식초와 오이 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뼈 없는 통삼겹살을 돌돌 말아 실로 묶은 뒤 간장, 미림, 사케, 설탕 조림장에 90분 동안 조려, 썰면 비계와 살코기가 감긴 둥근 단면이 나옵니다. 구이용으로 얇게 썬 고기로는 이렇게 말 수 없어 덩어리째 준비합니다. 라멘 위에 올라가는 둥근 차슈가 바로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