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탕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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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탁에서 국과 탕은 밥과 함께 빠지지 않는 기본 구성입니다. 맑은 국물의 미역국부터 뽀얀 사골 곰탕, 얼큰한 육개장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계절과 재료에 따라 시원한 냉국부터 뜨끈한 갈비탕까지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소고기숙주국
소고기 양지를 참기름에 볶아 깊은 육향을 낸 뒤 물을 부어 끓이다가 숙주를 넣어 마무리하는 국입니다. 숙주는 끓는 국물에 짧게 익혀야 머리 부분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남고, 줄기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국물을 한층 맑고 시원하게 만듭니다. 소고기에서 나온 진한 감칠맛과 숙주의 깔끔한 풋내가 대비를 이루면서 국물이 무겁지 않고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잡고 다진 마늘을 더하면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합니다. 숙주가 금방 물러지기 때문에 끓인 직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으며, 뜨끈한 밥에 말아 후루룩 먹으면 속이 편안해집니다.
소키지루 (오키나와식 돼지갈비국)
뼈 붙은 돼지갈비 8대를 다시마와 표고버섯에 오래 끓여 네 그릇을 만드는 오키나와식 맑은 국입니다. 갈비는 찬물로 뼛가루를 씻은 뒤 끓는 물에 2분 데치고, 뜨거운 물로 표면을 다시 씻어 첫 탁한 물을 제거합니다. 다시마는 찬물에 20분 불려 매듭 4개를 만들고, 말린 표고버섯 2개는 냉장 상태의 찬물에서 4시간 불린 뒤 물을 고운 체에 거릅니다. 깨끗한 냄비에 갈비와 물 6컵을 넣어 센 불에서 끓이고, 올라오는 거품과 기름을 여러 번 걷습니다. 다시마와 버섯을 더한 뒤에는 가장 약한 불로 낮추고 뚜껑을 조금 열어 약 1시간 30분 조용히 익힙니다. 다시마가 먼저 부드러워지면 건져 두고, 갈비가 뼈에서 쉽게 빠질 때 표면의 기름을 다시 제거합니다. 재료와 불린 물을 돌려 넣고 가쓰오 육수로 국물을 약 4컵에 맞춰 5분 끓입니다. 남은 소금과 간장으로 맑게 간한 뒤 갈비 2대와 다시마 매듭 1개씩 나누며, 먹기 전 작은 뼛조각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소꼬리국
소꼬리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뺀 뒤 큰 솥에 넣고 최소 세 시간 이상 끓여 만드는 보양식 탕입니다. 오래 고을수록 뼈와 관절 사이의 콜라겐이 국물에 녹아들어 식히면 묵처럼 굳을 만큼 진한 젤라틴질 국물이 완성됩니다. 끓이는 동안 기름과 불순물을 수시로 걷어내면 국물이 뽀얗고 깨끗한 유백색을 띠며, 고기 자체에서 나오는 감칠맛만으로 별도의 양념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뼈에서 분리된 고기는 결대로 찢으면 부드럽게 풀어지고, 힘줄 부위는 쫀득하게 씹히면서 독특한 식감을 더합니다. 소금과 후추, 송송 썬 대파만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전통 방식이며,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담백한 국물에 매콤한 악센트가 더해집니다.
소파 데 아호 (스페인식 마늘 바게트 수프)
소파 데 아호는 얇게 썬 마늘을 올리브 오일에 약불로 천천히 볶아 향기롭고 연한 황금빛이 날 때까지 조리하는 스페인 전통 마늘 수프입니다. 마늘을 태우면 쓴맛이 생겨 육수 전체를 망치므로 불 조절이 핵심입니다. 마늘 기름에 전날의 바게트 조각과 스모크 파프리카를 잠깐 볶아 기름을 흡수시키고 가볍게 크러스트를 만든 뒤, 닭 육수를 붓습니다. 수프는 약 10분 끓이는 동안 빵이 부드러워지며 일부 녹아 육수를 걸쭉하게 만들면서도 어느 정도 질감을 유지합니다. 달걀을 풀어 뜨거운 수프에 가느다란 실처럼 흘려 넣으면 섬세한 가닥이 설정되어 단백질과 바디감이 더해집니다. 스모크 파프리카는 육수에 따뜻한 붉은 색조와 은은한 그을린 향을 주어 천천히 익힌 마늘의 달콤함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변형으로는 달걀을 흘려 넣는 대신 수란을 얹어 내거나, 하몬 이베리코를 잘게 잘라 고명으로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닭 육수 대신 채수를 사용하면 채식 버전이 되며, 남은 수프에 빵이 불어 있을 경우 블렌딩하면 크리미한 마늘 퓌레로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스페인 서민 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파 데 아호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위로를 주는 수프입니다.
소토 베타위 (자카르타식 코코넛밀크 진한 소고기 수프)
소토 베타위는 자카르타 지역을 대표하는 소고기 수프로, 코코넛 밀크와 향신료가 만들어내는 진하고 크리미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양파, 마늘, 생강을 갈아 만든 페이스트에 고수씨 가루와 계피 스틱을 더해 복합적인 향신 바탕을 만들고, 소고기 양지를 40분 이상 끓여 부드럽게 익힙니다. 마지막에 코코넛 밀크를 넣어 국물에 고소한 부드러움을 더하면 향신료의 날카로운 풍미가 한결 둥글어집니다. 하루 숙성하면 향신료가 더 깊이 배어 맛이 한층 균형 잡힙니다. 향신 페이스트는 중불에서 볶아 생재료 냄새를 없애고, 소고기를 넣은 뒤 냄비 바닥에 붙은 갈색 부분을 물로 풀어 국물에 섞습니다. 고기가 젓가락으로 쉽게 갈라질 만큼 익으면 불을 낮춰 코코넛 밀크를 넣고, 세게 끓이지 않고 데워야 국물이 매끈하게 유지됩니다.
미즈이카 마다지루 (아오리오징어 먹물 된장국)
물 800ml가 끓으면 불을 끄고 가쓰오부시 1컵을 넣어 2분 우린 뒤, 고운 체나 면포로 걸러 맑은 국물만 냄비에 되돌립니다. 돼지 삼겹살 100g은 5mm 두께의 한입 크기로 썰어 중불에서 8~10분 끓이고, 거품을 걷어내며 가장 두꺼운 조각의 중심이 75도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된장 40g은 국물 한 국자에 완전히 풀어 넣고 약불로 낮춥니다. 손질된 아오리오징어 200g은 몸통을 폭 2cm로 자르고 다리도 같은 길이로 맞춘 다음, 국물의 약한 끓음을 유지하며 2~4분 익힙니다. 살이 불투명해지고 가장 두꺼운 부분이 63도 이상이면 더 끓이지 않습니다. 식용 먹물주머니 1개는 작은 볼에서 열어 먹물만 국물 두 국자에 완전히 풀고 껍질 조각을 제거합니다. 검은 국물을 냄비에 넣어 약불에서 1분 고르게 저어 전체를 다시 뜨겁게 만듭니다. 한다마 잎 20g 중 절반을 손으로 뜯어 넣고 즉시 불을 끕니다. 국을 네 그릇에 나눈 뒤 남은 잎을 올려 뜨겁게 냅니다. 먹물주머니는 살과 따로 식용으로 포장된 것을 쓰고, 새거나 비린 냄새가 강한 것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쑥국
봄철에 갓 캔 어린 쑥을 된장국에 넣어 끓이는 계절 국입니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맑은 육수에 된장을 체에 걸러 풀면 구수한 바탕이 깔리고, 여기에 쑥을 넣으면 쑥 특유의 약간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풀 냄새가 국물 전체에 퍼집니다. 쑥은 오래 끓이면 색이 누렇게 변하고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국물이 한 번 끓어오른 뒤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 살짝만 숨을 죽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야 쑥잎이 선명한 초록색을 유지하면서 한 입 먹을 때마다 봄 들판 같은 향이 코끝에 올라옵니다. 두부를 함께 넣으면 부드러운 식감이 더해지고, 대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향이 한 겹 더 쌓입니다.
쑤안차이위 (사천식 절인 겨자채소 흰살생선 매운탕)
쑤안차이위는 4인분 기준으로 절인 겨자채소의 산미를 우린 국물에 전분을 입힌 흰살생선을 마지막에 짧게 익히는 탕입니다. 흰살생선 필레 500g은 얇고 넓게 썰어 물기를 닦고, 전분 1큰술을 고르게 묻힌 뒤 조각이 서로 붙지 않게 펼쳐 둡니다. 절인 겨자채소 200g은 한 번 헹궈 짠맛을 줄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이때 절임 국물은 산미를 조절할 수 있도록 조금 남겨 둡니다. 냄비에 고추기름 2큰술을 넣어 약불로 데운 다음 마늘 4쪽, 생강 20g, 건고추 8개를 넣습니다. 향신 재료의 색이 짙어지거나 타지 않도록 저으며 볶습니다. 겨자채소를 더해 중불에서 2분간 볶아 신맛이 기름에 배게 한 뒤 육수 900ml를 붓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국물이 잔잔하게 움직이는 정도로 10분간 끓여 절인 채소의 맛을 우립니다. 국물이 작게 끓는 상태에서 생선 조각을 한 점씩 넣고 서로 겹치지 않게 합니다. 센불에서 세게 휘젓지 않고 3분에서 4분만 익히며, 생선 살이 흰색으로 불투명해진 때를 완성 기준으로 봅니다. 너무 오래 끓이면 생선이 부서지므로 마지막에 넣어 짧게 익히는 순서를 지킵니다. 국물 맛을 본 뒤 산미가 약할 때만 남겨 둔 절임 국물 1큰술을 넣고, 필요하면 총 2큰술까지 더합니다. 생선 조각이 흐트러지기 전에 그릇으로 옮기고, 생선이 위로 보이게 담아 뜨거울 때 냅니다.
스이톤 (밀가루 수제비국)
스이톤은 중력분과 물로 만든 부드러운 반죽을 숟가락으로 떠서 무, 당근, 토란, 표고버섯, 유부를 익힌 다시에 넣어 끓이는 수제비국입니다. 반죽용 물은 중력분에 여러 번 나누어 넣고 숟가락으로 섞어야 마른 가루가 한곳에 남지 않고 수분도 고르게 퍼집니다. 숟가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되기가 되면 바로 끓이지 않고 잠시 쉬게 해 반죽 전체의 농도를 안정시킵니다. 무와 당근, 껍질을 벗긴 토란, 표고버섯, 유부는 한입 크기로 맞추고 대파는 마지막에 넣을 수 있게 따로 썹니다. 다시에는 채소와 유부를 먼저 넣어 토란에 젓가락이 절반쯤 들어갈 때까지 익힌 뒤,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떨어뜨려 서로 붙지 않게 합니다. 국물이 다시 끓으면 미린과 간장을 넣고 수제비가 떠오르며 속까지 익을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가장 두꺼운 수제비를 갈랐을 때 중심에 마른 가루가 없으면 대파를 넣어 짧게 더 끓이고, 채소와 수제비를 국물과 함께 담아냅니다.
순대국
사골이나 돼지뼈로 오래 고아낸 뽀얀 국물에 순대와 수육, 내장을 넣어 끓이는 국밥입니다. 순대를 한입 크기로 잘라 국물에 담그면 돼지 선지와 당면이 채워진 껍질이 뜨거운 육수를 머금으면서 쫄깃하고 묵직한 식감을 냅니다. 함께 들어가는 삶은 돼지고기는 결대로 잘라 부드럽게 씹히고, 간이나 허파 같은 내장은 독특한 철분 향을 국물에 더합니다.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기본이며, 다대기를 풀면 걸쭉한 국물에 칼칼한 매운맛이 올라와 전혀 다른 느낌의 한 그릇이 됩니다.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함을 더하는 가게도 있고, 밥을 말아 후루룩 먹으면 추운 날 속이 확 풀리는 든든한 한 끼입니다.
순대전골
순대전골은 순대를 양배추, 깻잎, 양파와 함께 고춧가루 양념 사골육수에 끓이는 매콤한 전골 요리입니다. 사골에서 우러난 진한 콜라겐 국물이 베이스를 이루고, 고춧가루와 된장이 합쳐지면서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완성됩니다. 순대는 끓는 국물 속에서 속재료까지 열이 고루 전달되며, 당면과 선지가 국물을 흡수해 쫄깃하고 묵직한 질감이 살아납니다. 된장을 한 숟갈 넣으면 고춧가루의 날카로운 매운맛이 부드러워지면서 감칠맛의 깊이가 한층 더해집니다. 양배추는 천천히 익으면서 단맛을 국물에 풀고, 깻잎은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향긋한 향이 날아가지 않습니다. 국물이 졸아들수록 맛이 진해지므로 끓이는 시간을 조절해가며 먹는 것이 좋으며, 추운 날 여럿이 둘러앉아 나눠 먹기에 잘 어울리는 든든한 전골입니다.
순두부국
보들보들한 순두부를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넣어 맑게 끓이는 담백한 국입니다. 순두부찌개와 달리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지 않아 국물이 맑고 자극이 없으며, 순두부 자체의 콩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온전히 살아납니다.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짠맛이 앞서지 않으면서 육수의 감칠맛이 또렷하게 느껴지고, 순두부가 숟가락 위에서 살짝 흔들리다 입안에서 녹듯 풀어지는 식감이 이 국의 핵심입니다. 새우젓을 조금 넣으면 바다 향이 은은하게 깔리면서 맛에 깊이가 더해집니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입맛이 없을 때,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이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순무된장국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끓이는 국에 순무를 넣어 만드는 가정식 된장국입니다. 쌀뜨물을 육수 대신 쓰면 국물에 부드러운 녹말기가 돌면서 된장의 짠맛이 한결 둥글게 감싸지고, 순무는 익으면서 무보다 섬세한 단맛과 살짝 후추 같은 알싸함을 국물에 풀어놓습니다. 순무 껍질 바로 아래의 보랏빛이 국물에 살짝 배어들어 일반 된장국보다 색감이 은은하게 고운 편입니다. 두부를 함께 넣으면 부드러운 질감이 순무와 잘 어울리고, 대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향긋함이 마무리를 잡아줍니다. 순무가 제철인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특히 맛이 좋으며, 재료가 단순한 만큼 된장의 품질이 국물 맛을 결정합니다.
스노슈이 (무 정어리 식초국)
스노슈이는 굵게 간 무와 하룻밤 말린 정어리를 물에 함께 끓이고, 연간장과 식초로 맛을 내는 미야자키현의 따뜻한 산미 국입니다. 현지 말에서 슈이는 국물을 뜻하며, 차갑게 무치는 초무침과 달리 김이 오르는 상태로 떡과 함께 먹어 왔습니다. 무를 고운 즙으로 만들지 않고 대나무 강판처럼 거친 강판에 갈아야 알갱이가 남아 생선 국물을 머금습니다. 정어리는 4조각에서 5조각으로 잘라 뼈와 살에서 맛이 나오게 끓이고, 식초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 날카로운 산미만 살짝 누그러뜨립니다. 연간장 80ml와 식초 120ml가 들어가는 12인분 국이므로, 작은 그릇에 무와 정어리를 고르게 나누어 뜨겁게 냅니다.
다마고 후와후와 (거품 달걀국)
다마고 후와후와는 가쓰오다시로 만든 맑은장국 일부를 달걀과 미림에 섞어 4분에서 5분 동안 크림처럼 거품 낸 뒤, 끓는 국물에 한꺼번에 붓고 불을 꺼 뜸들이는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음식입니다. 전체 국물 400ml 중 360ml는 냄비에서 끓이고, 40ml는 달걀 거품에 넣어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을 만듭니다. 뚜껑을 닫고 2분에서 3분 기다리면 뜨거운 국물의 열로 거품이 둥글게 부풀고 가볍게 익습니다. 에도시대 후쿠로이 숙소의 아침상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으며, 후쿠로이시 관광협회가 옛 문헌을 바탕으로 되살려 지역 음식으로 정착시켰습니다.
대구 잡파지루 (대구 한 마리 된장국)
대구 잡파지루는 대구 살을 뜨고 남은 머리, 중골, 껍질, 내장, 알이나 이리까지 깨끗이 손질해 다시마, 무, 당근과 큰 냄비에 끓이고 된장으로 간하는 아오모리현 쓰가루의 겨울 국입니다. 잡파는 쓰가루말로 버릴 것을 뜻하지만, 차가운 바다의 대구 한 마리를 남김없이 써서 진한 국물을 내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대구 간은 마지막에 으깨 풀어 넣어 국물에 깊고 부드러운 농도를 더하고, 신선한 이리가 있으면 별미로 여깁니다. 쓰가루에서는 대구가 설날을 맞는 도시토리자카나였고, 연말에 큰 대구를 통째로 사 눈길에 끌고 오던 풍경에서 다라쇼가쓰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큰 냄비에 넉넉히 끓여 열 명이 나눠 먹는 한겨울 가정식입니다.
이모니 (토란 소고기 전골)
이모니는 야마가타현 내륙에서 가을에 수확한 토란을 소고기, 곤약, 대파와 간장 국물에 끓이는 전골입니다. 토란과 손으로 뜯은 곤약을 물에 먼저 넣고 간장 일부로 밑간해 토란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힙니다. 그 뒤 기름기가 있는 소고기와 남은 간장, 설탕, 청주를 넣어 거품을 걷으며 끓이고, 굵게 썬 대파를 푹 익혀 단맛을 냅니다. 야마가타에서는 가족과 친구가 강변에 모여 큰 냄비를 나누는 이모니회가 가을과 겨울의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가정에서도 같은 기본 재료로 즐깁니다. 곤약은 손으로 뜯어 표면을 거칠게 만든 뒤 데쳐야 냄새가 줄고 간장 국물이 고르게 묻습니다. 토란 중심에 꼬치가 부드럽게 들어간 다음 소고기를 넣고, 마지막 대파가 충분히 무를 때까지 끓이면 토란의 형태를 지키면서 국물 맛을 배게 할 수 있습니다.
티놀라 (필리핀 생강 닭고기 그린파파야 맑은 수프)
티놀라는 생강 향이 깊게 배어든 맑은 국물에 닭고기와 그린파파야, 시금치를 넣어 끓이는 필리핀 가정식 수프입니다. 생강, 마늘, 양파를 먼저 볶아 향긋한 바탕을 만들고, 닭고기를 넣어 겉면이 하얗게 익으면 피시소스로 간을 합니다. 물을 넉넉히 부어 닭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 뒤 그린파파야를 넣어 함께 익히면, 파파야가 국물의 단맛을 흡수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합니다. 마지막에 시금치를 넣어 싱그러운 초록빛을 더하면 맑고 따뜻한 국물이 완성됩니다. 필리핀 가정에서 몸이 아플 때나 기력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위안의 음식입니다.
똠카가이 (태국 코코넛 갈랑갈 닭고기 허브 수프)
똠카가이는 코코넛 밀크를 베이스로 한 태국의 대표적인 닭고기 허브 수프입니다. 레몬그라스, 갈랑갈, 카피르 라임잎 세 가지 향신료를 우려내어 크리미한 국물에 깊고 층이 있는 허브 향을 입힙니다. 얇게 썬 갈랑갈과 레몬그라스의 시트러스 향이 코코넛 밀크의 부드럽고 묵직한 맛과 부드럽게 어우러집니다. 한입 크기로 썬 닭고기를 넣고 약한 불에서 끓여 고기가 부드럽게 익도록 하며, 간은 피시 소스로 맞추어 감칠맛을 더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불을 끈 뒤 라임즙을 섞어 줌으로써 크리미한 수프에 신선하고 새콤한 산미의 포인트를 살려냅니다. 코코넛 밀크가 자극적인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어 향신료의 은은한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따뜻하게 끓여내어 바로 제공하기에 적절합니다.
똠얌꿍
똠얌꿍은 신맛, 매운맛, 짭조름한 맛이 강렬하게 어우러지는 태국의 대표적인 새우 수프 요리입니다. 레몬그라스, 갈랑갈, 카피르 라임잎을 치킨스톡에 넣고 끓여내어 특유의 상큼하고 이국적인 허브 향을 지닌 맑은 육수를 우려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양송이버섯과 새우를 넣어 재빨리 끓여내며, 새우는 오래 익히지 않아 특유의 탱글한 식감을 유지합니다. 태국 칠리 페이스트를 육수에 풀어 붉은빛의 깊은 매운맛을 내고 피시 소스로 짭짤한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불을 끈 뒤에 마지막으로 신선한 라임즙을 섞는 것이 요리의 핵심입니다. 끓는 온도에서 라임즙을 넣으면 특유의 신선한 향이 날아가므로 반드시 마지막에 섞어 한 숟가락에 모든 맛이 스며들게 만듭니다.
토마토 바질 수프
토마토 바질 수프는 통조림 홀토마토를 양파, 마늘과 함께 올리브오일에 볶은 뒤 채수를 넣고 15분간 끓여 핸드블렌더로 곱게 갈아 만드는 부드러운 크림 수프입니다. 토마토를 주걱으로 으깨며 5분간 먼저 볶으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토마토의 단맛이 농축되고, 채수를 넣고 중불에서 천천히 끓이면 산미가 부드러워지면서 깊은 맛이 올라옵니다. 블렌딩 후 생크림을 넣어 3분 더 끓이면 크리미한 질감이 더해지되 토마토의 선명한 색이 유지됩니다. 바질은 열에 약해 오래 끓이면 향이 사라지므로 반드시 불을 끈 뒤 마지막에 넣어 잔열로만 향을 내야 합니다. 더 진한 맛을 원하면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을 추가하면 됩니다.
가고시마 돈지루 (보리미소 돼지고기 채소국)
가고시마 돈지루는 얇게 썬 돼지고기와 무, 당근, 토란, 곤약, 아쓰아게를 멸치 국물에 끓이고 보리미소를 풀어 만드는 건더기 많은 국입니다. 말린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 물에 불린 뒤 중불에서 짧게 더 우려 고운 체에 걸러, 국물에 잔가루나 쓴맛이 남지 않게 합니다. 토란은 껍질을 벗겨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데쳐 점액을 제거하며, 곤약도 뜯어 데치고 아쓰아게에는 뜨거운 물을 끼얹어 겉의 기름기를 줄입니다. 두꺼운 냄비에서 돼지고기를 먼저 볶아 붉은 면이 거의 사라지면 손질한 채소와 곤약, 아쓰아게를 넣어 기름을 고르게 묻힙니다. 멸치 국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은 뒤 종이뚜껑을 덮어 돼지고기 중심이 안전하게 익고 토란과 무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중약불로 끓입니다. 보리미소는 국물 한 국자에 따로 완전히 풀어 냄비에 되돌리고, 향이 흐려지지 않도록 끓기 직전의 약불에서만 데웁니다. 그릇마다 고기와 채소를 고르게 담고 송송 썬 실파와 가는 생강채를 올려 뜨겁게 냅니다.
토란국
토란을 껍질째 삶아 미끌거리는 점액을 씻어낸 뒤 들깨가루를 풀어 끓이는 가을 보양식 국입니다. 토란은 감자보다 결이 곱고 찰기가 있어 익으면 입안에서 포슬포슬하게 무너지면서도 끈기 있는 질감이 남습니다. 들깨가루가 국물에 녹으면 뽀얗고 고소한 국물이 완성되는데, 토란의 은은한 흙 향과 들깨의 견과류 같은 고소함이 층을 이루면서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만들어냅니다. 소고기를 함께 넣으면 육향이 국물에 무게를 더하고, 다시마와 멸치 육수를 바탕으로 쓰면 감칠맛이 한층 또렷해집니다. 추석 전후로 토란이 제철을 맞으면서 명절 상에 자주 오르며,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계절 국입니다.
토란대들깨탕
말린 토란대를 불려 들기름에 볶은 뒤 들깨가루를 풀어 끓이는 구수한 국입니다. 토란대는 토란의 줄기를 말린 것으로, 불리면 스펀지처럼 국물을 잘 흡수하면서도 질긴 섬유질이 남아 오독오독 씹히는 독특한 식감을 냅니다. 들기름에 먼저 볶으면 토란대의 풋내가 날아가고 고소한 향이 입혀지며, 여기에 들깨가루를 넉넉히 풀면 국물이 뽀얗게 변하면서 진한 고소함이 전체를 감쌉니다. 소고기 양지를 함께 넣으면 육수에 깊이가 더해지고, 된장을 살짝 풀면 발효 감칠맛이 들깨의 고소함과 겹쳐 맛이 한층 복잡해집니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자주 끓이는 국이며, 한 그릇에 밥을 말아 먹으면 들깨 국물이 밥알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숟가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국/탕 요리 팁
좋은 국물 요리의 핵심은 재료를 충분히 우려내는 것입니다. 멸치, 다시마, 사골 등 육수 베이스에 따라 맛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국·탕 레시피를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