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통째로 절인 대파는 익으면서 처음의 알싸한 매운 향이 누그러지고 흰 줄기가 유연해집니다. 굵은 흰 부분에 얕은 칼집을 넣는 것은 소금과 양념이 줄기 안쪽까지 닿게 하려는 것입니다.
통째로 절인 대파는 익으면서 처음의 알싸한 매운 향이 누그러지고 흰 줄기가 유연해집니다. 굵은 흰 부분에 얕은 칼집을 넣는 것은 소금과 양념이 줄기 안쪽까지 닿게 하려는 것입니다.
겨자채소의 톡 쏘는 매운 향은 식초에 절여도 사라지지 않고, 불을 끈 뒤 넣는 레몬즙의 상큼한 향과 함께 코끝에 남습니다. 냉장 12시간이면 먹을 수 있지만, 두꺼운 줄기 속까지 맛이 드는 데는 하루가 걸립니다. 기름진 고기 요리 곁에 두면 매콤한 산미가 입안을 개운하게 합니다.
빨강과 노랑 파프리카가 오이와 층층이 담겨 병째로 색이 선명하고, 두툼한 과육은 절임장을 천천히 받아들이면서도 아삭함을 지킵니다. 파프리카의 단맛이 진간장의 짠맛, 식초의 산미와 맞물리고, 통후추가 뒷맛에 가벼운 매운 기운을 남깁니다. 다음 날부터 먹을 수 있지만 2~3일 지나야 속까지 간이 배어 맛이 가장 좋습니다. 오이는 수분을 내는 재료라 빼고 파프리카만 담그면 냉장에서 2주 이상 갑니다. 남은 절임장은 샐러드 드레싱으로 쓰면 버릴 것이 없습니다.
배추를 미리 소금에 절이지 않고 생배추를 그대로 양념에 버무리기 때문에, 숨이 죽지 않은 잎에서 아삭하고 시원한 수분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발효를 거치지 않는 대신 매실청이 양념에 단맛을 보태 고춧가루와 멸치액젓의 짠맛을 받쳐 줍니다. 배추에 물기가 남거나 너무 오래 버무리면 양념이 묽어지므로 붉은 양념이 고르게 묻는 순간 손을 멈춥니다.
얇게 저민 생강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면 억센 섬유가 조금 풀리고 날카로운 매운 향이 한 톤 가라앉습니다. 데침은 30초에서 끊는데, 그보다 길어지면 생강 고유의 향까지 물에 녹아 빠져나갑니다. 3일 냉장 숙성하는 동안 간장과 식초가 속살까지 배어 알싸한 맛이 둥글어지고, 결을 따라 얇게 저밀수록 그 시간이 짧아집니다. 밥 한 술에 한 조각씩 곁들이거나 삼겹살, 수육처럼 기름진 고기 옆에 두면 느끼함을 끊어 줍니다. 청양고추를 절임장에 더하면 결이 다른 매운맛이 한 겹 얹힙니다.
고춧가루도 마늘도 없이 작은 젓새우와 소금만으로 담가, 새우 모양이 무너질 만큼 푹 삭힌 뒤 김치 양념에 넣습니다. 대하처럼 살이 두툼한 새우를 양념에 버무리는 반찬과 달리, 껍질이 얇은 젓새우가 삭아 가는 맛을 쓰는 방식입니다. 장을 볼 때는 이미 숙성된 새우젓인지 직접 담글 생젓새우인지부터 구분합니다. 25도 이상의 고온을 피한 그늘에서 최소 2주를 기다려야 하므로 바로 먹는 음식이 아닙니다. 김치에 넣을 때는 함께 생긴 짠 절임물까지 감안해 다른 소금을 줄입니다.
상추 잎은 소금에 닿으면 금세 처지기 때문에 절임은 10분에서 멈추고, 먹기 직전에 무쳐 잎 가장자리에 남은 아삭함과 은은한 쓴맛을 즐깁니다. 절인 뒤 잎 표면에 물이 남으면 양념이 금세 묽어져 밍밍해지니 세게 짜지 말고 꼼꼼히 닦아 냅니다. 까나리액젓의 감칠맛이 담백한 풀 향에 깊이를 더하고, 식초가 끝맛을 산뜻하게 정리하며 참깨가 고소하게 씹힙니다. 시간이 지나면 잎이 무너지고 물이 고여 만들자마자 냅니다. 쌈장을 조금 섞으면 된장 맛이 더해집니다.
밥, 쌀누룩, 소금을 섞은 절임 바닥을 냉장고에서 한 달 이상 먼저 익혀 두고, 채소는 거기에 하룻밤만 묻혀 꺼냅니다. 후쿠시마 니혼마쓰에서 농가가 넘치는 채소를 저장하고, 바쁜 모내기철에 바로 꺼내 먹는 반찬으로 쓰던 절임입니다. 바닥은 한 번 만들면 오이, 당근, 가지, 순무를 번갈아 절이며 계속 다시 씁니다. 그래서 오래 기다리는 시간은 처음 바닥을 만들 때 한 번뿐입니다.
종이처럼 얇게 썬 쇼고인 순무가 다시마의 끈기를 머금은 단식초 속에서 겹겹이 포개지고, 천 장 절임이라는 교토식 이름도 이 수많은 조각에서 왔습니다. 소금에 하루, 단식초에 하루만 절이는 짧은 방식이라 순무가 생생하고 연하게 아삭합니다.
설렁탕이나 국밥 같은 진한 국물 요리 곁에 내면 큼직한 무 조각과 시원한 국물이 기름진 맛을 덜어 줍니다. 새우젓은 간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고춧가루 양념에 발효 감칠맛의 바탕을 깔아 줍니다. 실온에서 하루 익힌 뒤 냉장하면 무에서 빠진 수분이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로 바뀝니다. 절인 무를 헹구지 않고 물기만 빼야 양념에 필요한 짠맛이 속에 남습니다.
가지와 붉은 차조기 잎에 소금만 써서 실온에서 발효시키므로, 색이 물든 것보다 뚜렷하게 올라온 산미가 완성을 알려 줍니다. 소금 양은 가지 무게만으로 계산하고, 첫날 올라온 짙은 갈색 물만 따라낸 뒤 새 절임물에는 가지가 계속 잠겨 있게 합니다.
소금에 두는 시간을 12분으로 짧게 잡아, 시금치 잎은 부드럽게 숨이 죽고 줄기는 씹는 맛이 그대로입니다. 까나리액젓의 짭짤한 감칠맛이 시금치의 풋풋함에 깊이를 더하고, 매실청의 단맛이 더해져 짠맛이 덜합니다. 굵은 줄기를 반으로 갈라 두어야 잎과 줄기에 간이 비슷하게 듭니다. 냉장고에서 6시간 이상 두어 양념이 자리 잡은 뒤 차갑게 밥반찬으로 냅니다.
김치를 담그기 전, 다시마와 건표고 우린 물을 완전히 식혀 천일염을 녹이고 배추를 6-8시간 절여 둡니다. 소금은 두꺼운 줄기 쪽에 집중해 뿌리고, 줄기가 꺾이지 않고 부드럽게 휘면 절임이 끝난 것입니다.
2mm 두께로 얇게 썬 무를 새콤달콤한 절임물에 담가, 삼겹살이나 치킨을 감싸 먹는 쌈으로 씁니다. 두꺼운 조각은 쌈으로 말기 어려워 다시 얇게 저며 두께를 고르게 맞춥니다. 절임물은 오래 끓이면 식초 향이 날아가 가장자리가 끓어오른 뒤 30초에서 불을 끄고, 미지근하게 식혀서 붓습니다. 뜨거운 채 부으면 무가 익어 물러지고 말 때 찢어집니다. 하루 뒤부터 먹을 수 있지만, 3일째에 산미와 단맛이 속까지 배어 맛이 안정됩니다. 레몬 한 조각을 넣으면 시트러스 향이 더해집니다.
씀바귀는 봄나물 중에서도 쓴맛이 강해, 찬물에 20분 담가 쓴맛을 덜어 낸 뒤에야 양념에 버무립니다. 그래도 쓴맛을 다 없애지는 않으며, 실온에서 한 번 발효한 뒤 냉장하면 쓴맛 위로 감칠맛과 산미가 겹쳐 3일째 전후에 균형이 맞습니다. 까나리액젓은 멸치액젓보다 향이 순해 나물의 쌉싸름함을 덮지 않고, 찹쌀풀이 가는 줄기와 잎에 양념을 고르게 붙여 줍니다.
얇게 썬 레몬을 쑥갓과 켜켜이 담가, 단조로운 간장 절임에 산뜻한 시트러스 향이 겹칩니다. 냉장 24시간이면 잎이 숨이 죽고 간장색이 들어, 급하게 밑반찬이 필요할 때 하루 만에 꺼내 먹습니다.
쑥갓 특유의 쌉쌀한 향이 고춧가루와 까나리액젓 양념 속에서도 또렷하게 살아 있고, 실온 2시간 뒤 냉장해 하루가 지나면 향이 가장 선명합니다. 연한 잎이 뭉개지지 않도록 절인 뒤에는 손으로 짜지 않고 체에서 물기를 뺍니다.
소금만으로 절인 스구키 순무를 약 40도 무로에서 약 14일 데워 유산발효시키면, 짠맛만 나던 잎과 뿌리에 뚜렷한 산미가 생깁니다. 이 가온 공정은 온도 제어와 위생 관리가 가능한 전용 발효실이 있어야 하고, 일반 실온이나 온도가 오르내리는 공간으로는 대신하지 않습니다. 데우기 전에는 부피가 줄어든 잎과 뿌리가 절임물 아래 안정적으로 눌려 있어야 합니다. 뿌리 당도가 오르는 겨울이 본래 담금 철이며, 완성품은 밥이나 오차즈케, 술안주로 조금씩 냅니다.
붉은 순무잎과 줄기를 소금 없이 살아 있는 순키 종균만으로 유산발효시켜, 맛은 짠맛 없이 깨끗한 신맛 하나로 모입니다. 붉은 순무는 나가노현 기소 지방의 것을 씁니다. 소금이 없으므로 안전은 산도에 달려 있어, 맛보기 전에 pH 시험지나 측정기로 액체가 pH 4.6 이하까지 내려갔는지 잽니다. 요구르트나 일반 김치 국물은 종균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곰팡이, 썩은 냄새, 실처럼 늘어나는 점액이 보이면 맛보지 않고 전부 버리며, 발효가 끝나면 4도 이하로 냉장합니다.
깍둑 썬 순무가 고춧가루를 푼 양념국에 잠긴 채 익어, 깍두기보다 국물이 넉넉하고 물김치보다는 붉고 맵습니다. 껍질째 문질러 씻고 상처 난 부분만 도려내 순무의 단맛과 단단한 식감이 살아 있습니다. 굵은소금에 25분 절인 뒤 나온 물은 쓴맛이 남지 않게 버립니다. 순무 잎이 있으면 조금 썰어 넣는데, 함께 익으면서 향이 좋아집니다. 실온 1일 뒤 기포와 가벼운 신 향이 올라오면 냉장고로 옮겨 2일 더 익힙니다.
가늘게 썬 마른오징어가 누룩과 간장 양념 속에서 열흘 동안 냉장 숙성되며 천천히 부드러워지고, 누룩의 단맛을 머금습니다. 옛날처럼 옹기에 담아 실온에 두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냉장고에서 익힙니다. 밥에 얹거나 술안주로 조금씩 집어 먹습니다.
찐 찹쌀에 오이, 적양배추, 붉은 차조기를 섞어 발효시키면 밥알이 붉게 물들고 전체가 걸쭉해지면서 새콤해집니다. 아오모리현 쓰가루 서북부에서는 겨울을 나기 위해 이 밥 절임을 담가 왔습니다. 차조기는 따로 소금에 세게 주물러 짙은 물을 짜 버려야 아린 맛이 빠집니다. 밥알은 완전히 으깨지 않고 채소와 차조기가 고루 퍼질 정도로만 섞습니다. 18L 절임통을 채우는 대량 배합이라 무게추와 서늘한 보관 자리를 먼저 마련합니다. 발효 기간에 따라 신맛과 점도가 달라지므로, 원하는 상태가 되면 밥에 곁들여 먹기 시작합니다.
두껍고 큰 미이케 갓을 하루이틀 시들게 말린 뒤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 쌓고, 무거운 돌로 눌러 장마가 끝날 무렵까지 절임물 속에서 익힙니다. 약 1주 뒤 처음 올라온 절임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눌러, 새로 올라오는 물에 잠긴 채 숙성시킵니다. 후쿠오카 세타카의 장기 발효 절임으로, 쓰촨 갓과 지역 품종이 교배된 미이케 갓은 아삭한 줄기와 톡 쏘는 향을 지녔습니다. 오래 묵을수록 신맛과 감칠맛이 강해지며, 너무 짜면 찬물에 짧게 헹군 뒤 잘게 썰어 밥이나 라멘, 볶음에 씁니다. 장기 보관할 통에는 울금과 통고추를 사이사이 끼워 넣습니다.
물기를 빼고 설탕을 묻힌 두부를 거즈에 싸 된장 속에 묻으면, 약 40일 사이 수분이 빠져 치즈처럼 촘촘한 질감이 됩니다. 구마모토에 전하는 저장 음식으로, 약 800년 전 헤이케 낙인과 연결하는 이야기가 있고 예전에는 반년가량 된장에 두기도 했습니다. 짠맛과 단맛이 모두 강해 얇게 썰어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조금씩 냅니다.